척추관협착증 비수술 치료

다리 저리고 터질듯한 아픔 느껴 특수 카테터 '경피적추간공성형술'
두꺼워진 인대·뼈 돌기까지 제거 염증·부종 줄고 신경 기능 정상 회복

 

# 이성복(69·서울 용산구)씨는 5년 전부터 조금만 걸어도 다리 저림과 오른쪽 엉덩이에 심한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조금 쉬면 금세 사라졌지만, 나중에는 200ｍ 정도의 가까운 거리만 걸어도 다리에서 터질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결국 이씨는 병원에서 '척추관협착증'을 진단받고, 추간공신경주사 치료를 3회 받았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신경성형술을 했다. 그럼에도 통증이 낫지 않자 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의원을 찾아 경피적추간공성형술을 받았다. 치료 후 이씨는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고 보행장애도 개선됐다.

척추관협착증은 중추신경인 척수가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압박되고 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통증질환이다. 피부가 노화하면 두꺼워지고 검버섯이 피듯, 척추도 뾰족한 뼈 돌기가 자라고, 척추를 지지하는 인대와 척추관절이 두꺼워진다. 결국 척수가 지나가는 척추관과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추간공이 좁아져 척추관협착증이 된다.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요추 신경이 눌려 다리가 저리고 보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증상과 퇴행성질환이라는 점에서 허리디스크와 비슷하다. 이런 이유로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조차 디스크로 오진하기 쉬운 질환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협착 정도에 따른 적절한 치료법 선택해야

문동언 원장(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의원 대표원장, 前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만큼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증상이 크게 호전되며, 완치가 가능할 만큼 예후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척추관협착증의 치료는 자신의 척추 상태를 고려해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된다. 유산소운동으로 몸속에 산소를 원활히 공급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해야 한다. 걷는 것 자체가 힘든 경우는 자전거 타기처럼 허리를 약간 굽혀서 할 수 있는 운동과 초기에는 진통제를 복용해 통증을 조절해야 한다.

진통제만으로 통증 조절이 힘든 경우라면, 추간공경막외신경주사 시술이 필요하다. 이 방법은 신경 뿌리가 나오는 구멍에 주삿바늘을 넣어 조영제로 약이 퍼지는 모양을 영상장치를 통해 확인한 후,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협착된 척추관의 염증을 완화해 통증을 개선해준다. 허리추간판탈출증이나 협착증은 신경주사치료를 2~3회 정도 받으면 완화될 수 있다.

한편, 협착이 심한 경우라면 신경주사치료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힘들다. 이때는 지름 2㎜의 특수 카테터(도관)를 꼬리뼈 쪽으로 삽입해 영상을 보면서 신경 주위의 유착을 박리하고 국소마취제, 스테로이드 및 유착 방지제를 주입하는 신경성형술을 받아야 한다. 신경 뿌리의 염증만 치료하는 신경주사치료와 달리 카테터의 탄력을 이용해 유착을 박리한 후 신경 뿌리의 염증을 치료해 더욱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씨처럼 협착이 심해 신경 뿌리가 나오는 구멍인 추간공이 막힌 환자는 신경성형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신경성형술로는 유착은 박리할 수 있으나 인대를 자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씨가 받은 경피적추간공성형술은 먼저 새로 개발된 지름 2㎜의 추간공성형술 키트를 옆구리를 통해 추간공에 삽입해 두꺼워진 인대를 제거하고 뼈 돌기를 갈아낸다. 그 후 추간공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넓혀 추간공을 확장하는 것이다. 더불어 추간공 쪽에서 신경 유착을 박리해 좁아진 통로를 넓혀준다. 결국, 신경 뿌리가 지나가는 통로가 넓어져 신경 뿌리에 혈류가 개선되고 산소와 영양이 공급돼 신경염증과 부종이 감소한다. 또한, 신경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돼 통증과 다리 저림이 완화된다.

 

◇심한 척추관협착증·신경성형술 실패 환자에 효과적인 추간공 벌룬카테터 치료법

추간공 벌룬카테터 치료는 신경성형술로만으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척추관협착증 환자, 신경성형술을 시행했으나 추간공이나 척추관이 막혀서 만족스러운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 황인대가 두꺼워진 환자, 척추수술 후에도 계속 통증이 있는 환자, 수술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환자에게 적용된다.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특수기구로 척추관이나 추간공을 넓혀 협착증의 근본 원인을 해결해주는 비수술 치료법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25/201712250076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