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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8 매일경제] 통증의 건강학 ... 아플수록 잘 웃고 잘 먹고 잘자라

작성자 문동언통증의학과
작성일 15-08-19 09:10 | 조회 4,4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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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참고 그냥 지낸다. 대부분 통증이 생기면 '요즘 무리했으니 아플 수 있지' '나이가 들어서 여기저기 아픈 걸 뭐 참고 지내야지' 하면서 스스로 위안하고 만다. 통증은 글자 그대로 '아픈 증세'로 압박감이나 온도감각이 어느 한계를 넘어설 때 우리 몸이 보내는 이상신호다. 질병이라는 얘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한 해 평균 통증으로 진료받는 사람은 약 400만명에 달한다. 이는 등, 골반, 가슴 등 일부 통증만 집계한 것이라서 실질적으로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그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에는 중년 이후에 주로 통증질환이 발병했지만, 요즘에는 20~30대뿐만 아니라 10대 청소년 중에도 편두통, 디스크 질환은 물론 다양한 통증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통증명의 문동언 문동언통증의학과 원장은 "통증은 위험한 순간 울리는 사이렌처럼 우리 몸의 위험을 경고하는 것"이라며 "통증은 증상이 아니라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통증이 만성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문 원장은 이어 "이상 신호를 무시하고 오랫동안 내버려두면 우리 몸의 통증 전달체계를 망가뜨리는 신경계질환으로 발전해 심각한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통증은 불쾌하다. 누르는 듯, 결리는 듯, 쑤시는 듯, 저리는 듯 느껴지는 통증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만성피로, 불면증, 무기력증 등을 불러일으킨다. 늘 뻐근한 등허리, 오후만 되면 뻣뻣하게 굳는 어깨와 목덜미, 잊을 만하면 시작되는 두통이나 어깨결림 등을 방치했다간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악화될 수 있다. 대한통증학회가 만성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44%가 우울해했고, 37%가 불안에 휩싸였으며 35%가 자살 충동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은 크게 급성통증과 만성통증으로 나뉜다. 급성통증은 예를 들어 손가락이 바늘에 찔렸을 때 통증 정보가 손가락에 뻗어 있는 말초신경을 따라 척수로 전달되고, 척수에서 뇌의 감각신경중추 전반으로 퍼져 통증을 느끼게 된다. 급성통증은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을 곧바로 알려주는 일종의 경고로 통증 원인을 찾아 치료할 수 있는 '착한 통증'이다.

만성통증은 원인이 사라졌는데도 통증이 지속되는 병이다. 예를 들어 상처가 모두 아물었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수개월 넘게 지속되는 경우 만성통증에 해당된다. 이는 통증을 조절하는 신경과 척수, 뇌로 이뤄진 통증 전달체계가 순차적으로 망가지는 신경계질환 때문에 발생한다. 다시 말해 만성통증은 말초신경→척수→대뇌로 이어지는 통증 전달체계에 이상이 생겨 신체 손상 정도나 자극과 관계없이 우리 몸에 과도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 원장은 "말초신경에 변화가 생겨 발생한 심한 통증을 방치하면 척수가 망가지고 그다음 뇌까지 이상이 와서 점차 통증에서 벗어나기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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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것은 급성통증은 원인을 빨리 찾을 수 있어 치료가 쉽지만, 만성통증은 원인 진단이 쉽지 않아 치료가 어렵다. 만성통증 환자는 때때로 여러 가지 검사를 해도 아플 만한 이유가 없어 꾀병 환자로 매도되기도 한다. 그래서 아파도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꾹 참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현재 성인 10명 중 1명꼴로 만성통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 원장은 "만성통증은 근골격계 이상, 신경손상, 심리적 문제와 같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원인을 100% 찾아내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어떤 특정 부위를 반복해 치료해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증은 부위에 따라 머리와 얼굴, 척추, 어깨와 팔, 골반과 엉덩관절, 다리와 발 등 전신에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통증은 편두통, 경추성두통,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어깨충돌증후군, 오십견, 테니스엘보, 손목터널증후군, 천장관절증후군, 음부신경통, 퇴행성관절염, 대상포진, 대상포진 후 신경통, 섬유근육통,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이다.

편두통은 병명 때문에 한쪽 머리만 아프면 편두통이라고 생각하지만 40%가 양쪽 머리에 통증이 생기고, 약 20%는 처음에 한쪽 머리에만 두통이 생겼다가 나중에 양쪽 머리에 통증이 나타난다. 편두통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며 환자의 70~80%가 가족력이 있다. 편두통은 약물 치료, 신경주사 치료, 보톡스 치료 등과 함께 잘못된 식·생활 습관을 바로 잡고 스트레스만 줄여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경추성 두통은 잘못된 자세로 오랫동안 컴퓨터 작업을 하면 경추의 C자형 곡선이 없어져 일자목이 되고 목뒤와 어깨 근육이 경직돼 근육 사이를 지나는 신경을 눌러 통증이 발생한다. 경추성 두통은 머리가 아닌 목에 원인이 있기 때문에 머리가 아픈 쪽의 목을 누르면 두통이 생긴다.

섬유근육통은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지만 반복적으로 신체 여러 부위의 근육과 뼈, 관절에 통증이 생긴다. 근골격계 통증만이 아니라 만성피로, 혈액순환이 잘 안되는 것처럼 손발이 차가워지기도 하고 설사나 변비에 시달리기도 한다. 섬유근육통은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만성통증은 다양한 요인이 관여하기 때문에 단순히 약을 쓰고, 신경차단을 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통합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아플수록 잘 웃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여야 만성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심한 통증이 가라앉으면 반드시 운동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운동은 엔돌핀과 같은 진통작용의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 통증을 줄여준다. 또한 목, 허리, 어깨와 팔, 엉덩관절과 다리 등 신체 부위별 스트레칭과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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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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