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7.05.30] 협착 심한 병변에 특수 카테터 삽입—유착된 신경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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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허리디스크 진료인원은 207만명, 척추관협착증, 허리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은 약 1200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척추수술 건수는 약 15만5000건으로 환자 10명 중 2~3명만이 수술이 필요한 대상에 해당되는 셈이다. 그런데도 환자들은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으면 의사에게 제일 먼저 "선생님, 저 이제 수술해야 하나요?"라고 질문한다. 최근에는 허리디스크와 관련된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가 보편화되면서 이런 질문을 하는 환자가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허리디스크 치료의 최선책을 수술이라고 믿는 이들이 있다.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 호전되고 예후도 좋아
그렇다면 허리디스크 수술은 어떤 경우에 필요하고 비수술적 치료는 어떤 방법으로 이뤄지는 것일까? 문동언 원장(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의원 대표원장, 前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만큼 완전히 손상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허리디스크 환자는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증상이 크게 호전되며, 완치가 가능할 만큼 예후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비수술적 치료의 첫 번째 단계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추간공 경막외 신경주사와 같은 치료법이 있다. 디스크 환자들에게 비수술적 치료가 우선적으로 권고되는 이유는 디스크 환자의 70% 정도는 발병 4주 내 통증이 대부분 소실하므로 발병 후 6주간 증세를 지켜보며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간공 경막외 신경주사는 영상장치를 이용해 신경뿌리가 나오는 구멍에 주사바늘을 넣어서 조영제로 약이 퍼지는 모양을 확인한 후,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주입하는 치료이다. 이 치료는 신경뿌리의 염증과 부종을 줄여서 통증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치료과정에서 조영제를 투여, 신경뿌리 주위의 유착과 압박 상태를 확인 가능해 초기 디스크탈출증(추간판 탈출증) 및 척추관 협착증 환자들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타깃신경치료'로 치료 정확도 높여야
경미한 허리디스크 탈출이나 협착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신경주사치료를 2~3회 정도 받으면 통증이 완화된다. 탈출된 디스크는 통증과 다리 저림이 심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자세나 운동 교육 등으로 자연 치료되기를 기다리면 된다. 그런데 신경주사치료의 핵심은 디스크 탈출이나 협착에 의해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뿌리에 정확하게 약물을 주입해야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동언 원장은 "대부분 시술자는 감각에만 의존해 약물을 뿌리는 방식으로 주사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며 "시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선 신경의 해부학과 통증의 기전에 대한 이해가 풍부해야만 정확도 있는 시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정확히 타깃팅(Targeting)해 치료하는 '타깃신경치료' 같은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염증·협착이 심해 유착이 심할 때는 추간공 경막외 신경주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때는 '경막외 유착박리술'이라 불리는 '경막외 신경성형술'이나 '풍선신경성형술'이 필요하다. 신경성형술은 직경 2㎜의 특수 카테터를 꼬리뼈 쪽으로 삽입해 영상장치를 보면서 직접 신경 주위의 유착 박리를 시행하고 국소마취제, 스테로이드 및 유착방지체를 주입한다. 신경뿌리 염증만 치료하는 신경주사치료와 달리 카테터의 탄력으로 직접 유착을 박리한 후 신경뿌리의 염증을 치료해 더욱 효과적이다. 신경주사치료로 효과가 없는 디스크탈출증 환자와 척추관 협착증외 척추수술 후 요통 환자에게도 적용된다.
척추관 협착증이 심해 신경뿌리가 나오는 추간공이 막힌 환자는 신경성형술과 더불어 옆구리에서 구멍을 뚫어 인대를 잘라줘 추간공을 확장시키는 '추간공성형술'도 추가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넓혀 줘야 다리 당김이 줄어든다.
◇고도의 시술적 감각과 경험이 필요한 '고주파수핵감압술'
통증의 원인이 디스크(추간판) 자체인 경우에는 '고주파수핵감압술'을 시행한다. 이 시술은 영상 유도장치를 통해 휘어지는 특수 카테터를 디스크 내 병소 쪽의 수핵에 삽입, 고주파 프라즈마 에너지를 발생시켜 인체에 무해한 산소나 이산화탄소 등으로 배출시키는 치료법이다. 이는 디스크 내에 비정상적으로 자라 통증을 유발하는 나쁜 신경을 응고시켜 치료하는 것인데, '디스크내장증'처럼 디스크 자체가 요통의 원인으로 오래 앉아있을 수 없는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이들 환자에게 디스크 자체를 치료하지 않고 경막외 신경주사치료나 신경성형술 같이 신경뿌리를 치료한다면 효과가 없을 것이다.
다른 적응증은 요통 외 하지통도 호소하는 '추간판 탈출증'인데 고주파로 탈출된 수핵을 응고시켜 디스크 자체의 압력을 줄여 신경뿌리에 가해지는 압박과 염증을 직접 줄이는 방법이다. 이 시술은 신경주사나 신경성형술처럼 스테로이드를 주입하지 않고 통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으로 2~3개월 후면 탈출된 디스크의 크기가 작아질 수 있다.
디스크 탈출에 의한 협착증 환자에서 신경뿌리의 유착이 심하다면 고주파수핵감압술과 신경성형술도 동시에 시행해 디스크 자체가 누르는 압력을 줄임과 동시에 신경뿌리의 유착도 제거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고주파수핵감압술은 환자의 척추 형태에 따라 카테터를 삽입하는 위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고도의 시술적 감각과 경험을 요구한다. 가령 척추 간격이 좁거나 골반 뼈의 높이가 높은 경우는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만약 경험이 부족한 전문의가 이들 환자에게 시술을 한다면, 진입 자체를 포기하거나 적당한 위치에서 시도하기 때문에 시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더 심해질 수도 있다.
◇디스크가 크거나 옆으로 튀어나온 경우에는 '추간공내시경레이저술'
마지막으로 탈출된 디스크가 큰 경우는 고주파수핵감압술 대신 '추간공내시경레이저술'을 시행해야 디스크 크기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추간공내시경레이저술은 꼬리뼈내시경레이저술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킨 치료법으로 'TELA'라고 불리는 가장 최신의 치료법이다. 이 시술은 특수카메라가 달린 3.4㎜의 내시경일체형 카테터를 꼬리뼈 대신 옆구리를 통해 환자의 체위에 맞게 구부려 병변 부위에 삽입한다. 이후 레이저로 염증과 유착을 제거하고 디스크를 응고시켜 탈출된 디스크의 크기를 줄이거나 필요에 따라 디스크 자체를 제거한다.
이 시술은 기존의 꼬리뼈내시경술과 달리 전진하는 레이저빔과 하방으로 향한 레이저빔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므로 신경이나 정상 조직의 손상을 피하며 병변 부위의 디스크만을 골라서 직접 태울 수 있다. 그러므로 여러 다른 시술로 치료가 되지 않거나 불가능한 디스크 탈출이 큰 경우와 옆으로 튀어나온 디스크탈출 환자에서도 시술이 가능하다.
문동언 원장은 "경미한 허리디스크나 젊은 환자들의 경우 예후가 좋기 때문에 단기간 치료를 해도 효과가 좋을 수 있으나, 통증이 재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운동이나 생활습관 교정하는 등의 중장기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며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처럼 치료가 끝난 후에도 꾸준한 관심을 가진다면 통증 재발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출처 : http://srchdb1.chosun.com/pdf/i_service/pdf_ReadBody.jsp?Y=2017&M=05&D=30&ID=201705300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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