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2 국민일보] 원인 알 수 없는 요통 천장관절증후군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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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벨트라인 아래 3㎝ 부근 천장관절 이상으로 통증 발생
원인을 알 수 없는 요통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 한번쯤 천장관절증후군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는 임상연구결과가 나왔다.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의원은 문동언·김지용 원장팀이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 동안 크고 작은 요통 증상으로 2회 이상 치료를 받은 1285명의 의무기록을 조사한 결과 천장관절증후군 진단자가 무려 15%에 이르렀다고 1일 밝혔다.
특히 천장관절증후군 진단 환자들 가운데는 척추요추 전방(후방)전위증 등으로 척추고정수술(요추융합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가 39%로, 요추융합수술을 한번도 받지 않은 환자들(14.2%)에 2배 이상 많았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22∼23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9차 대한통증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문 원장은 “외국의 논문과 비교하면 천장관절증후군에 의한 요통 환자 비율이 생각보다 낮은 편”이라면서도 “요통 때문에 요추고정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 중 천장관절증후군 발생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어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천장관절증후군에 의한 요통 발생을 줄이기 위해선 미국 등 외국과 달리 척추고정수술 시행 시 좀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천장관절은 허리뼈의 마지막 부분인 천골(薦骨)과 허리띠가 닿는 양 옆구리 쪽 큰 뼈를 일컫는 장골(腸骨)이 만나는 부위를 말한다. 척추에서 내려오는 체중 부하를 골반 부위에서 완충시켜주는 역할과 관절 속 추간판(디스크)를 보호하는 일을 한다. 천장관절 이상이 생기면 허리 또는 골반 쪽에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 이유다.
문제는 허리디스크나 염좌 등에서 오는 통증과 구분이 어려울 때가 많아 오인하기 쉽다는 점이다. 특히 출산이나 외상으로 인해 천장관절이 손상됐을 때 허리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천장관절증후군에 걸리면 무엇보다 한 자세를 오래 취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천골과 장골을 붙잡아주는 인대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또 통증이 다리 쪽으로 퍼져(하지방사통) 발끝까지 이어지는 허리디스크와 달리 주로 허벅지 부근이 아픈 게 특징이다. 마루 또는 방바닥에 앉을 때 골반 부위가 아파서 양반다리를 하기가 쉽지 않은 증상도 나타난다. 간혹 한쪽 다리 길이가 짧아지는 경우도 생긴다.
문 원장은 “만약 통증 치료를 받았는데도 요통이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CT) 촬영 등 정밀검사에서도 요추관절 내 추간판(디스크)이나 척추 뼈에 이상이 없다면 천장관절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천장관절증후군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심하게 엉덩방아를 찧은 경우와 과도한 스케이트, 골프, 에어로빅 등에 의한 스포츠손상이다. 툭하면 다리를 한쪽으로 꼬는 버릇이 있는 경우에도 허리 힘이 한쪽 엉덩이로만 전달되거나 골반이 틀어져 천장관절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 이밖에 척추고정수술 후유증이나 임신 및 출산 후 호르몬 대사 변화 때문에 인대가 약해졌을 때 생기기도 한다.
문 원장은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한 후, 엉덩방아를 심하게 찧은 후, 출산 후 허리 통증이 낫지 않고 오래 지속되는 상황이라면 천장관절증후군 때문인지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초기 천장관절증후군은 일단 안정을 취하고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정도로 회복된다. 하지만 심할 때는 천장관절차단술, 고주파열응고술, 도수운동치료, 골반강화운동 등의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기사원문보기: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864013&code=14130000&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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