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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08.1.16] "아이구 머리야"… 두통약 남용땐 만성두통 '덤터기'

작성자 문동언통증의학과
작성일 14-07-06 21:21 | 조회 2,9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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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만큼 약과 친근한 국민도 드물다. 약사법이 개정되면서 오ㆍ남용 사례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일반의약품에 대한 사랑은 식을 줄을 모른다. 특히 팍팍한 일상생활에 두통약은 가정 상비약이 된 지 오래다. 두통이 오면 약부터 찾는다.

하지만 이렇게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두통약이 만성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강남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동언 교수는 “한 달에 15일 이상 만성두통을 호소하는 환자 104명을 분석한 결과, 80%가 진통제 과다 복용이 두통의 원인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환자들이 의사 처방이 필요없는 카페인이 함유된 진통제를 마구 복용하고 있었다”며 “하루 30알 넘게 먹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 아세트아미노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타이레놀의 주성분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위장 장애가 거의 없고 임신부와 어린이에게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어 진통제로 가장 많이 복용한다.

다른 진통제와 달리 중추에만 작용하며 진통ㆍ해열은 시키지만 항염증 작용은 없다. 간에서 해독되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거나 간이 좋지 않은 사람이 과량 복용하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간의 대사과정에서 독성 물질로 변하기 때문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폴 왓킨스 교수팀은 18~45세 건강한 남녀 145명을 대상으로 가짜 약과 아세트아미노펜 4g을 2주간 복용시킨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한 사람들의 40% 정도에서 간 수치가 정상 수치의 3배 이상 높아져 있었다고 발표했다. 간 수치는 간효소 검사의 수치로, 간 세포가 손상될수록 수치가 올라간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미국에서만 매년 5만6,00명이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계 진통제 과다 복용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고, 이 가운데 100여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따라 현재 어른의 경우 하루 4g(8알) 이상 복용하지 않도록 허용량이 정해져 있는데 2g(4알)으로 낮춰야 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아스피린

독일 바이엘사에서 시판한 지 100년이 넘은 대표적인 진통제다. 주성분이 아세틸살리실산으로 진통ㆍ소염ㆍ해열ㆍ혈전 작용을 한다. 다만 수두와 같은 바이러스성 발열이 있는 어린이는 레이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있다.

레이증후군은 2~6세 어린이에게 많이 나타나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부분 감기 독감 수두 등 바이러스성 질환을 앓은 뒤 나타난다. 미국에서는 1986년부터 아스피린이 함유된 모든 의약품에 레이증후군에 대한 경고문 표시를 의무화했다. 또 구토, 복부통증, 졸음, 경련, 천식 등을 유발하고 백혈구를 줄여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아스피린을 이부프로펜과 함께 복용하면 약물간 상호작용으로 아스피린의 혈전 차단 효과가 무력화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뉴욕 버펄로대 프란시스 젠고 박사는 12명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2시간 사이에 아스피린(325㎎)만을, 또는 이부프로펜(400㎎)을 함께 복용시키고 혈소판 응집 억제 효과를 검사했다. 검사결과 아스피린만 복용했을 때는 혈소판 응집 억제 효과가 72~96시간 지속됐는데, 두 약을 병용하면 불과 4~6시간 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 이부프로펜

해열, 진통 효과가 가장 강력하다. 아스피린보다 16~32배 강한 소염, 진통, 해열 작용을 한다. 하지만 부작용도 그만큼 강하다. 또한 아스피린과 같이 먹지 않는 게 좋다. 아스피린의 혈전 용해 효과를 차단하고, 관절염 환자가 이들 약을 병용하면 심근경색 위험을 9배까지 높이기 때문이다.

이부프로펜은 작용 시간이 다른 약에 비해 훨씬 길어 자주 약을 먹일 수 없는 경우에 좋다. 또한 아세트아미노펜보다 간에 해를 덜 끼친다. 천식이 있을 때도 아세트아미노펜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는 주의해 복용해야 한다.

■ 복합 해열진통제

‘한국인의 두통약’으로 광고하는 게보린, 펜잘, 사리돈 등은 복합 해열 진통제다. 이들 모두 성분상으로는 비슷하다. 아세트아미노펜과 이소프로필렌안티피린, 무수 카페인 등이 주성분이다.

펜잘은 이 중 이소프로필렌안티피린을 뺀 두 가지 성분으로 돼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과 진통 작용이 있고, 이소프로필렌안티피린은 피린계 물질로 진통과 해열 효과가 뛰어나다. 그러나 피린계 약물은 부작용이 심하다.

카페인은 다른 진통 성분의 흡수를 도울 뿐 아니라 그 자체가 머리를 맑게 한다. 그러나 카페인은 기호식품에도 많이 들어 있어 과다 섭취 우려가 있다.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그 자체로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 피린계 약물이란

아미노피린이 대표적이며 안티피린, 이소프로필렌안티피린, 스루피린, 페르브타존 등이 있다. 약효는 높지만 과민증, 발진, 알레르기 등 부작용도 많다. 한때는 해열진통제로 감기약에 자주 사용돼 일반 감기약이 피린계와 비피린계로 분류됐다.

아미노피린은 아질산과 반응, 발암물질인 디메틸니트로소아민을 만들며 이 반응이 동물 소화관에서도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져 유럽ㆍ미국에서는 사용이 금지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반 의약품에 이미노피린 사용이 금지됐다. 아스피린은 아세틸살리실산제제로 피린계 약이 아니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 삼성서울병원 약제부 손기호 부장>

만성두통 예방 위한 생활습관

1. 끼니를 챙겨 먹는다. 6시간 이상 공복 상태를 유지하면 혈당량이 줄어 뇌혈관이 수축된다. 수축된 혈관이 다시 늘어날 때 두통이 잘 발생한다.

2. 두통 유발 음식을 피한다. 치즈 땅콩 알코올 등 아민이 포함된 음식, 인공조미료를 사용한 음식, 카페인이 든 음식은 두통을 잘 유발한다.

3.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충분한 수면과 금연은 필수다.

4. 철분과 비타민B를 꾸준히 먹는다. 철분은 혈관 내 산소를 공급하고 혈관이 늘어나는 것을 막는다. 편두통 환자에게 비타민B 결핍증이 잘 나타난다. 닭고기 콩 건포도 등에 비타민B가 많다.

5. 책상에서 일할 경우 한 시간마다 휴식한다. 가끔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컴퓨터 모니터를 오래 쳐다보는 것도 두통을 유발한다.

6. 두통 유발 화학제품을 피한다. 페인트, 향수, 각종 유기용매에서 나오는 냄새는 두통을 부른다.

7. 물을 자주 마셔 탈수 현상을 피한다. 탈수가 되면 두통이 잘 생긴다.

8. 숲에 자주 간다. 맑은 공기 중의 음이온은 두통을 줄인다.

9. 진통제 복용을 줄인다. 의존성을 줄여야 인체 자체의 통증조절 시스템이 정상으로 회복된다.

10. 마음을 편히 가진다. 항상 웃는 얼굴을 유지하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 것이 좋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8&aid=0000417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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