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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005.11.30] [생활 속의 통증] 원인과 처방

작성자 문동언통증의학과
작성일 14-07-06 21:16 | 조회 2,8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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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유난히 참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왔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웬만하면 그냥 참고 견뎌왔다. 하지만 ‘통증’을 무조건 참고 넘겼다가는 자칫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통증은 우리 몸에 문제가 생겼으니 빨리 해결하라는 조기 경보장치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무시했다가는 평생 고질병을 달고 사는 신세가 되고 만다.

물론 통증에 지나치게 민감한 것도 문제지만 상처가 다 나았는데도 통증이 계속되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만성화하면, 통증 자체가 전문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또 다른 질병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통증이 생겼을 때 전문의를 찾아 조기에 뿌리를 뽑는 게 좋다. 통증은 사람마다 느끼는 강도가 다를 뿐만 아니라 이를 표현하는 방법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흔히 겪게 되는 통증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 두통

스트레스 유방 요인 없애야

두통은 전 인구의 90% 이상이 경험하고, 남자 64%, 여자 68%가 1년에 적어도 한 번 이상 이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 두통은 너무 흔하고 여러 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자칫 방치하다가는 만성두통으로 키우기 쉽다. 심하면 척수나 뇌의 중추신경계에 손상이 생겨 ‘신경병증 통증’같은 난치성 만성통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우선 스트레스 등 원인이 되는 심리적 요인을 없애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편두통일 경우에는 페인트ㆍ향수ㆍ담배 연기 같은 냄새나 컴퓨터와 수면부족 등 원인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갑자기 심해지는 두통이나 수일에서 수주에 걸쳐 점차 악화되는 두통, 경련이나 마비, 혼미 등 관련 증상이 동반된 두통이 나타나면 위험하니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 요통

척추관협착증은 중년에 잘 걸려

요통은 서서 걷는 인간에게는 피할 수 없는 가장 흔한 통증 중 하나로, 80%의 사람이 한 번쯤 이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 대변 보는 자세에서 힘을 줄 때 다리로 통증이 뻗치거나, 다리 통증으로 잠자기 힘들거나, 발 끝으로 서 있기 힘들거나 하면 추간판 탈출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는 디스크가 뒤로 빠져 나와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으로, 흔히 디스크 혹은 좌골신경통이라 불리기도 한다.

가만히 있을 때 단순히 허리가 아프다가 걸으면 마비되거나, 쥐가 나는 것 같다가 조금 쉬었다 가면 다시 걸을 수 있거나 하는 등의 증상은 척추관협착증으로, 대개 40,50대 중년기 이상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 평소에 오랫동안 같은 자세를 취하는 것을 피하고, 앞쪽에 있는 무거운 물건이나 머리보다 위쪽에서 물건을 들지 않는 등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 근육통

오십견 방치땐 영구장애 될 수도

나이 들면 몸이 뻐근하고 쑤시는 통증이 오는데,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근육이 손상되거나 잘못된 자세에서 오는 신체적 스트레스가 쌓여 만성 근육통으로 악화할 수 있다.

우리 몸에서 흔히 통증을 느끼는 부위 중의 하나는 어깨다. 어깨관절은 우리 몸에서 운동범위가 가장 커서 쉽게 손상되기 때문이다. 50대에 많이 생긴다고 해서 ‘오십견’이라 불리는 어깨 통증질환은 외상이나, 목 디스크 등으로 오랫동안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할 때 많이 생긴다.

오십견이 생기면 어깨의 한 부위가 깨지는 것처럼 아파 팔을 올릴 수가 없으며, 머리 감는 것은 물론 옷을 입거나 벗지도 못한다. 보통은 치료하지 않아도 1년 정도 지나면 저절로 낫지만 7~15% 환자는 영구장애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어깨 통증이 생기면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어깨운동, 신경치료 등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흔히 ‘담이 들었다’, ‘근육이 뭉쳤다’고 표현하는 근근막통증은 오랜 기간의 긴장, 스트레스나 반복적인 나쁜 자세 등으로 인해서 근육이나 근막이 손상되거나 염증이 생겨 통증 유발점이 나타난 것이다. 근근막통증은 목, 어깨, 가슴, 허리 등 신체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어 통증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통증유발점을 찾는 게 최우선이다. 초기에는 찜질, 마사지, 물리치료 등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만성이 되면 일반적인 치료로는 힘들고, 통증유발점 주사, 신경치료 등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므로 오십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 신경병증 통증

항경련·항우울제 약물요법 효과

신경병증 통증은 원인에 관계없이 치료하기가 힘든 난치성으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통증 중 가장 고통스럽다. 신경 자체가 손상되어 잘못된 신경신호?보내기 때문에 만성통증으로 발전하며 원인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특징.

이유 없이 아프거나, 단지 닿거나 스치기만 해도 칼로 도려내고, 불에 타는 것 같아 견디기 힘들면 이 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신경병증 통증은 점차 진행해 신경계 손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신경병증 통증의 가장 대표적 질환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 어릴 때 수두(물마마)를 앓은 사람의 몸에 숨어 있던 바이러스로 인해 대상포진을 앓은 후 생긴다. 특히 나이가 많고 신체 저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 잘 발생하며, 증상 초기에 치료하면 통증의 90% 이상을 줄일 수 있다.

또 얼굴에 발작적인 통증이 나타나는 ‘3차 신경통’도 있다. 세수할 때, 이 닦을 때, 추위에 노출될 때, 말을 할 때 등 사소한 일상 동작 중에 날카로운 바늘로 찔리는 듯한 통증이 수초에서 수분간 지속된다.

신경병증 통증은 환자 자신뿐 아니라 치료하는 의사 역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신경병증 통증은 환자의 주관적인 자각 증상과 신경학적 검사를 기초로 한 객관적 증후를 기준으로 치료하는 추세다.

치료는 주로 약물요법을 행하는데, 문제는 진통소염제와 마약성 진통제도 잘 듣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가바펜틴 등과 같은 항경련제와 삼환계 항우울제가 통증 완화와 정서장애를 치료하는 효과가 있어 1차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약제에 대한 반응은 환자에 따라 큰 차이가 나므로 전문의와 상담해 가장 편안하고 부작용이 적은 약제와 용량으로 정해야 한다.

<도움말=연세대 의대 마취통증의학과 윤덕미 교수, 강남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문동언 교수>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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